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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맛집

전통 서울식 추탕 명가 / 통인동 용금옥

 

 

한 달 전쯤 초등 동창인 친구와 둘이 산보를 하기로 합니다.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만나 기분 내키는 대로 움직이기로 합니다.

전 주에 비원을 다녀 와서 이번에는 북촌으로 해서 경복궁과 서촌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오전 11시에 종로 3가역 6번 출구에서 만나 익선동 골목을 지나 운현궁을 먼저 들려 봅니다.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운현궁(雲峴宮)은 조선 26대 임금인 고종의 생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가로 

고종이 태어나서 즉위하기 전인 12살 때까지 살았던 곳으로 사적 제257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입니다.

 

 

 

북촌을 지나 경복궁으로 갑니다.

광화문 쪽에 있는 정문이 아니고 삼청동 쪽에 있는 민속박물관 정문으로 입장을 합니다.

 

 

 

경복궁 향원정이 그 동안 보수 공사 중이더니 끝이 났나 봅니다.

겨울이라 썰렁해서 그런가 옛 정취가 안 느껴지는데 특히 전에 있던 다리 하나가 안 보여 더욱 그러네요.

 

 

썰렁 하기는 경회루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리 새 봄이 와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여지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도 진정되고 대선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합니다.

 

 

점심 식사는 통인동 용금옥(湧金屋)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용금옥 본점은 중구 다동에 있는데 이 곳은 본점 대표의 막내 숙모가 운영하는 집이라고 합니다.

1932년에 문을 연 용금옥의 창업주가 1982년에 작고하고 그 뒤를 이어 막내며느리인 한정자 씨가

용금옥 주방을 맡아 돌보다가 1997년에 분가해 통인동 용금옥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어떻든 간에 두 집 다 적통으로 봐도 큰 문제가 없겠습니다.

 

 

통인동 용금옥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11 : 30 ~ 21 : 00이고 15 : 00 ~ 17 : 00까지 브레이크 타임 그리고 매주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오랜 전통의 명가답게 재료들의 원산지가 좋습니다.

서울 100년 가게에 선정되었고 미쉐린 가이드에 5년 연속 선정된 집입니다.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비롯 여러 방송의 전파를 탄 공인된 추어탕 맛집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서울에 용금옥이 있습니까?

1973년 남북 조절위 3차 회담을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상철 부주석이 남쪽 대표단에게 물어봤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 1990년에는 북한 총리 연형묵이 서울 체류 중 두 번이나 용금옥 추탕을 먹고 갔다고 합니다.

해방 전 용금옥의 추탕을 맛 본 북한 측 인사들이 잊지 못했던 추억의 별미 맛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서울식 추어탕과 남도식 추어탕을 잠시 소개드릴까 합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서울식이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풀어 맑고 개운 하다면 

남원추어탕으로 대표되는 남도식은 된장과 들깻가루를 풀어 걸쭉합니다.

그리고 서울식은 향신료로 후춧가루를 쓰는 게 전부지만 남도식은 산초가루를 많이 넣습니다.

또 서울식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반면에 남도식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넣는다는 점입니다.

서울식은 짧고 날씬한 그리고 긴 몸통의 미꾸리를 쓰고, 남도식은 통통하고 굵은 미꾸라지를 씁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꾸리를 구하기 어려워서 대부분 미꾸라지를 쓰는데 통째로 넣어 먹기에는 거부감이 들만큼

크기가 크다 보니 서울식도 갈아서 달라는 손님들이 많아 그렇게도 해 줍니다.

서울식은 보통 추탕(鰍湯)이라고 부르고 남도식은 추어탕(鰍魚湯)으로 부릅니다.

재료도 다른데 서울식은 고기, 유부, 버섯, 두부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고 남도식은 우거지가 푸짐하게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서울은 지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재료가 푸짐하게 쓰였던 모양입니다.

서울식과 남도식 이외에 경기도식, 강원도 원주식, 경상도식 등 지역별로 추어탕이 있습니다.

 

 

 

용금옥의 실내는 한옥풍으로 되어 있어 상당히 분위기가 고풍스럽고 좋습니다.

오후 1시 20분경에 들어갔는데 꽉 차지는 않았지만 손님들이 계속 드나들더군요.

대부분은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인데 간혹 젊은 커플들도 눈에 띕니다.

 

 

서울식과 남도식 추탕이 다 있습니다.

서울식 추탕으로 두 그릇 주문하는데 하나는 통 추탕으로, 하나는 간 추어탕으로 주문합니다.

식전  안주용으로 녹두 빈대떡도 작은 거로 하나 추가합니다.

메뉴에 주발이라고 보이는 것은 주발에 막걸리를 따라다 주는 잔술입니다.

 

 

 

 

밑반찬이 아주 정갈하니 맛깔스럽게 나옵니다.

탕 전문집이니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좋네요.

 

 

녹두 빈대떡입니다.

겉바속촉으로 바삭하고 고소하게 잘 부쳐 내 옵니다.

 

 

친구가 먹었던 서울식 추탕입니다.

통추어탕은 못 먹는다고 해서 간 추어탕으로 주문했습니다.

 

 

 

 

노병이 먹었던 통추어탕입니다.

원래 서울식 추탕은 통추어탕이 기본이라고 합니다.

모양새가 조금 비추라 그렇지 추어탕은 통탕으로 먹는 게 좋습니다.

이런 큰 집이야 그런 일이 없겠지만 간혹 미꾸라지에 잡어를 섞던지 추어 파우더를 쓰는 집들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먹기가 조금 불편 하지만 먹다 보면 오히려 통 추탕도 좋습니다.

 

 

 

 

 

이 집 추탕은 소고기 사골 육수에 곱창, 미꾸라지, 각종 버섯, 유부, 두부, 고춧가루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입니다.

그리고 남도식이 일반적으로 된장을 써서 간을 맞추는데 반해 이 집은 고추장을 이용한다고 하더군요.

소고기 사골이나 곱창이 들어가서 살짝 기름진 게 육개장 맛 비슷하기도 합니다.

어려운 시절 먹던 보양식이라 좋다는 건 다 넣었을 테니 고기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자극적이거나 필요 이상으로 맵지는 않은데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잘 먹었습니다.

 

 

전통 서울식 추탕 명가 통인동 용금옥

업력 90년, 앞으로 10년 후에는 개업 100년이 되는 노포 중에 노포입니다.

전통의 서울식 추탕을 만드는 문화재와 같은 귀한 식당입니다.

기회가 되면 서울식 추탕 맛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맛있습니다 ^^

 

 

 

 

 

 

통  인  동    용    금    옥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118-15 ( 자하문로 13길 1-4 )

0 2 - 7 7 7 - 4 7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