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없는 허영만 맛집 / 연천 재인식당

3주 전쯤
금요일인데 난데없이 양가가 휴가를 받습니다.
이런 황금 같은 찬스에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 연천을 가기로 합니다.
예전에 허영만의 맛집기행에서 본 기억이 있는 연천에 있는 식당인데
마침 전날 TV에서 재방송으로 나오길래 한번 가 봐야지 하던 참이었었거든요.
그래서 양가가 의기 투합해 연천을 향해 떠납니다 ㅎㅎㅎ









연천으로 가는 길에 있는 파주시 파평면에 있는 율곡수목원을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급작스럽게 잡힌 약속이라 아직 예약도 못했는데 예약을 하며 오픈까지 남는 시간에 수목원을 돌아보기로 한 거죠.
보통 양가가 식사 약속을 할 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갈 때든 올 때든 최소 한 군데 이상 걷는 곳을 들리는데
이 날은 갈 때는 율곡수목원, 올 때는 연천 당포성을 들리기로 했었거든요.
평일이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여서 견학 온 유치원생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람들이 없어
천천히 편안하게 한 바퀴 돌고 단풍철쯤 한번 더 오기로 한 뒤 연천을 향해 떠납니다.


네비에 찍은 주소대로 가기는 합니다만 길을 어째 잘못 든 것 같기도 하고 영 이상합니다.
논길을 따라가다 네비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식당이 전혀 있을 곳 같지 않은 곳에 건물이 딱 한채 있으니
그곳 아니면 식당이 없는데 간판을 보니 식당이 아니고 웰빙 체험농장이라고 되어 있네요.
다시 전화해서 확인하니 이곳이 맞답니다 ㅎㅎㅎ
재인 폭포 조금 못 미처 있는 곳인데 이 집 상호도 재인폭포에서 따 왔다고 하더군요.




차를 세우고 잠시 식당 주변을 둘러봤는데 온통 논, 밭들만 있습니다.
나중에 이 집 바깥 주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니 벼농사만도 30,000평이 넘는다니 엄청난 대농입니다.
이 집에서 쓰는 농작물들은 거의 대부분 이 집에서 직접 경작하는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입구 쪽 도로 공사를 크게 해서 그 공사가 끝나면 간판을 다시 걸려고 지금은 간판을 치웠다는데 뭔 소린지 ㅎㅎㅎ
어떻든 지금은 사전에 예약하신 손님만으로 영업을 한다고 하고 큰 문제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하기야 대농이고 자기 건물이고 주인이 직접 하니 큰 문제는 없겠습니다만 나중에 안주인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종업원들이 너무 속을 썩이고 구하기가 어려워 매출이 적더라도 부부가 하는 게 속 편하고 낫다더군요.
요즘 식당 종업원들 급여도 만만치가 않은데 이런 시골에서는 정말로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방송 후 전곡으로 나가 영업을 했었다는데 손님은 많고 세는 비싸고 너무 힘들어 다시 원 집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재인식당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되어 있지만 사전 예약 필수이니 그때 자세히
알아보시는 게 좋겠고 특히 이 집 율무백숙은 1시간가량 시간이 걸리니 꼭 예약을 해야 기다리지 않습니다.



가게는 상당히 규모가 큰 편입니다.
이 날은 나올 때까지 우리 일행 밖에 없었는데 다음날과 그다음 날은 예약이 꽤 많다고 하더군요.


율무는 연천에서 70% 이상 생산되고 매년 가을 연천 율무축제도 열립니다.
사람 몸에도 여러 가지로 좋다는데 매일 먹는 게 아니면 큰 효과가 있겠냐 싶지만 율무 자체가
상당히 고소하고 맛이 좋아 율무차로도 많이 마시지만 음식에 들어가면 고소하고 맛있는 웰빙 음식이 되지요.
아래 옥수수는 누가 씨를 줘서 이 집에서 기른 작고 예쁜 찰옥수수인데 손님들께 드리는 품목은 아닌데
마침 삶았다고 기다리시는 동안 드셔 보시라고 해서 먹었는데 맛있더군요.




연천 재인식당의 밑반찬들입니다.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하나 같이 할머니들의 호평을 받은 반찬들입니다.
마를 튀겨 온 것이나 노지 영양부추무침, 김치, 멸치고추볶음, 고구마줄기무침 등 너무 잘 만드셨네요.
안주인님 손 맛이 대단해서 단골손님들이 많은가 봅니다.



이 집의 메인은 한방율무백숙(토종닭, 오리)으로 80,000원입니다.
이 날은 율무오리백숙으로 먹었습니다.
오리에 영양부추가 듬뿍 올라가 있고 속에는 율무 이외에 녹두도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생선매운탕을 주문하면 야채부터 건져 먹듯이 영양부추부터 먹어 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노지 영양부추여서 그런가 향이 너무 좋더군요.
그리고 부드럽게 잘 삶아진 오리를 먹었는데 육질도 좋고 맛도 좋아 양가의 칭찬을 받습니다.
이 집 들어올 때만 해도 이게 뭐지 하고 쫄았던 노병, 얼굴이 환하게 핍니다.
사실 방송이나 SNS만 보고 양가가 함께 가서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노병 체면을 구기는데 여행이나
일상 같은 다른 포스팅과 달리 맛집 포스팅은 정말로 신경이 쓰이고 어려운데 그건 입 맛이 천차만별이라 그렇습니다.
거기다 동일한 시간에 같은 음식을 한 자리에서 먹는 게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수 있거든요.
물론 사돈댁에서 노병 생각 하시고 그냥 괜찮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으시겠지만 양가가 10년을 같이 다니다 보니
이제 표정만 봐도 어떠신지 표가 납니다 ㅎㅎㅎ
순댓국, 선지해장국, 내장탕 등 평소 안 드시던 것들도 노병 때문에 드셔 보셨고 (괜찮다고 하셨지만 실제로는
아니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ㅋ) 홍어는 딱 한점 드셔 보시고는 두 분 다 KO ㅋㅋ
이 집에서는 지극히 행복한 미소를 두 분이 띠우셨지요.


율무가 들어가니 확실히 고소하고 담백하니 맛있습니다.
밥을 안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고 좋던데요.

이 집에서 장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것 같아 하나만 주문해 봅니다.
충북 보은이 고향이시라는 안주인께서 이곳 토박이라는 남편분을 만나 오랜 세월 이곳에서 사셨으면서도
예전에 고향에서 드시던 방식이라고 만들어 주시던데 고추장이 들어간 장떡으로 살짝 칼칼한 느낌이
들기는 해도 누구나 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겠던데 나름 괜찮습니다.
경기도 연천 허영만맛집기행 연천율무백숙맛집 연천 재인식당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좋은 율무가 들어간 영양만점 율무백숙 맛집입니다.
예약하고 찾아가시기가 번거롭겠지만 한번 들려 보실 만한 좋은 집으로 소개드립니다.
10월, 11월에는 연천에서 율무축제, 국화축제, 선사축제, 댑싸리축제 등 많은 축제가 있으니
재인폭포와 연계해 한번 들려 보실 만한 연천 맛집으로 추천드립니다.

연 천 재 인 식 당
연천군 전곡읍 신답리 176-6 ( 현문로 312번 길 77)
0 3 1 - 8 3 4 - 5 1 0 0
0 1 0 - 9 9 4 0 - 8 2 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