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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국내)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 /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

 

이번 제주 여행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귀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간 제주에 가면 가끔씩 들렸던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을 보게 된 거죠.

집으로 돌아오기 이틀 전에 문득 생각이 나서 혹시 나하고 예약을 해 봤더니 다행스럽게도 예약이 되더군요.

그래서 들려본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 이야기입니다.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이라는 이중섭 특별전은 재작년에 작고하신 삼성 이건희 회장이 평소 수집했던

이중섭 화가의 작품 12점을 유족들이 나라에 기증을 해서 이루어진 것이죠.

화가가 1951년 가족들과 서귀포로 피난을 와서 살던 시절 그린 '섶섬이 보이는 풍경'등 유화 6점,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 등 이중섭 원화 12점이 일반에게 최초로 공개된 것입니다.

2021. 9. 5 ~ 2022. 3. 6까지 열린 특별전인데 지금은 전시가 종료되었습니다.

 

 

 

매회차 50명씩 선착순 예약을 받았다는데 아침 첫회차였는데도 예약이 다 찼더군요.

특히 미술에 관한 한 문외한인 노병이니 대충 찍은 사진을 설명문을 따라 대충 포스팅해 봅니다.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이중섭이 그린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는 것은 아이의 모티브다.

처음에는 동자상이라고 불리던 것이 나중에는 아이 또는 어린이로 이름이 바뀌었다.

아이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물론 가족이라는 작품 속에도 나타나고 인간과 다른 대상

예컨대 새나 동물들을 다룬 작품 속에도 등장한다.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물고기와 게를 잡으면서 놀고 있는 장면은 그가 서귀포로 피난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중섭은 원산 시대부터 이미 아이들을 모티브로 다루었다. 닭과 아이들,

새와 아이들 같은 모티브의 작품은 원산 시대의 연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물고기와 특히

게의 등장은 서귀포 시절의 산물이다.

 

오광수 (미술평론가, 이중섭미술관 명예관장)

 

섶섬이 보이는 풍경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미술관 기증 작품 12점 중에 대표적인 작품이 <섶섬이 보이는 풍경>이다.

이 작품은 1951년 이중섭이 한국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데리고 서귀포로 피난 왔을 때 그린 작품이다.

서귀포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 작품은 현재의 이중섭미술관 인근에서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구도가 주민들의 증언을 뒷받침해준다.

이 작품이 서귀포를 떠난 지 70년 만에 서귀포의 품에 안기게 되어

이중섭의 아련한 서귀포 추억도 되살아나는 분위기이다.

 

이 작품은 약간 부감법이 적용된 평원시의 구도로 그려졌다. 전체적인 색조를 황톳빛으로 처리하여

차분하고 전쟁의 참화를 겪었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서귀포 마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초가집 사이로 눌(낟가리)과 전봇대, 나목을 지나 섶섬으로 시선이 이어져

한가로운 남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그림이다.

 

아이들과 끈

 

이중섭 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아이들의 천진무구한 모습을 그린 것으로, 아이들이 서로 끈과

신체 일부로 연결된 리드미컬한 구조를 통해 아이들 간에 긴밀한 유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그림은 1955년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아들에게 그려 보낸 것이다.

 

 

비둘기와 아이들

그리고 이중섭의 작품에 대한 설명

 

해변의 가족

 

짙은 초록색 바다를 배경으로 새들과 가족이 하나가 되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작품으로

이중섭의 속도감 있는 터치로 인하여 생동감이 넘쳐난다. 사람과 새와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져

자연과 인간을 대하는 이중섭의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 작품이다. 짙은 바다색과 흰 새와 살색의 삼색 대비를 통해 

각 화면이 강조되면서 생명의 경쾌함을 더해준다.

 

현해탄

 

현해탄 건너 일본에 있는 부인과 두 아들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이중섭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작품이다.

그림이 삶의 전부였던 이중섭에게 가족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힘의 원천이었다. 이중섭이 부인과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한국에 홀로 남아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게와 아이들 (은지화)

 

은지화(銀紙畵)

 

은지화는 비록 작은 작품이지만 이중섭의 삶과 예술을 말할 때 어쩌면 그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양식인지 모른다. 은지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중섭의 그림 재료로 선택된 것이다.

(피우던 담뱃갑에 들어 있는 은지까지 그림 그리는 용도로 사용할 정도로 궁핍한 삶이었지만

이런 것이 이중섭의 천재성을 보여 주는게 아닌가 싶은건 노병 생각입니다)

 

은지화는 담배의 습기를 방지하기 위한 담뱃갑 속의 은지(은박지)에 송곳과 같은 날카로운 것으로 흠이 생기도록 

선을 그어 그린 일종의 선각화(線刻畵)라고 할 수 있다. 은지의 표면은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선 위에

유화물감 등을 칠한 후 마르기 전에 닦아내면 파인 선 부분에만 색이 입혀져 은지화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음각 기법은 한국의 마애불의 선각화와 금속 공예의 은입사(銀入絲), 고려청자의 상감기법(象嵌技法)

등에서 발견되는데 은지화와 형식적인 유사성을 보인다.

 

물고기와 두 어린이

 

1954년 아들에게 보낸 종이에 그린 유채화

 

바닷가에서 새와 노는 아이들

 

토끼풀

 

풀밭 위의 소와 사람들

 

위에 3점은 엽서화입니다.

1940년~1943년 사이에 일본에 있는 연인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에게 글자 없이 오로지 그림만 

그려 보낸 것으로 1940년대 이중섭의 화풍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중섭미술관 작품기증자명단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작품은 총 104점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12점이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되었습니다.

 

 

이중섭 화백의 '황소'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이곳 황소는 원화를 20배 확대해 놓은 것이라고 하더군요.

원화는 이건희 컬렉션에 있던 것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다고 합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국의 국민화가, 비운의 천재화가로 널리 알려진 이중섭의 불운하고 파란만장했던

40년 짧은 삶과 예술에 대해 연대기와 자료 사진을 통한 전시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3층 옥상에 올라가 보면 이중섭의 작품 '섶섬이 보이는 풍경'의 주인공 섶섬(왼쪽)이 보입니다.

구도로 보아 1층 전시실에서 본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이 근처 어딘가에서 그린 것 같습니다.

 

 

 

이중섭에 관한 도서 전시장

어린 소녀가 관심 있게 보고 있더군요.

 

 

 

 

1층에 있는 이중섭 기념품 판매장

기념품 판매소에서는 늘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꼭 집에 와서 살걸 하고 후회를 하지요 ㅎㅎㅎ

 

이중섭미술관 입장료 (이번 전시회는 무료였습니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 1월 1일 / 설날 / 추석 

주소 :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532-1 ( 이중섭로 2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