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갓집과의 예산여행 두 번째 날
덕산에 가서 온천들을 하고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전권을 위임받은 노병, 천북항으로 제철 굴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방향을 더 남쪽으로 돌려 보령시 오천면 오천항으로 갑니다.
약사인 큰처남이 40년 전쯤 오천항에서 잠시 약국을 운영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처남에게 추억 여행을 겸해 오천항 명물 키조개를 먹기 위해서였죠.
참고로 보령 오천항은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에 자리한 국가어항으로 천연적으로 외부에서
몰려드는 높은 파도를 막아 줄 수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어선이 등록된 어항이기도 하고
고려, 조선시대에는 서해를 침범하는 외적을 무찌르기 위해 군선이 머물기도 했던 곳입니다.
오천항은 키조개, 홍합, 광어, 노래미, 새우 등 많은 어류가 잡히는데 특히 머구리 어업으로 알려진
잠수기어업으로 잡는 오천항의 키조개는 대한민국 전체 생산량의 60~7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위키백과 참조)
산란기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개월을 동안을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채취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또한 보령 충청수영성과 갈매못 순교지, 토정 이지함 묘 등 역사가 깊은 문화유산들이 인근에 있습니다.
오천항에 가시면 오천항수산물센터가 있는데 1호점부터 9호점까지 있습니다.
노병이 갔던 8호점은 재작년에 블친 금강조아님 포스팅 보고 처음 갔던 집인데 너무 좋았던 곳입니다.
재미있었던 건 오천항을 가며 큰처남이 계속 찾아보고 싶다던 이 동네 주민이 계셨었는데
물어 물어 찾았더니 바로 이 집 남자 주인이었습니다 ㅎㅎㅎ
간판에 '신랑은 바다에서 잡아오고 마누라는 요리해서 팔고'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 신랑분이
큰처남이 찾던 분이셨고 연락을 받고 달려온 두 분이 무슨 이산가족 상봉 같은 장면을 연출하더군요.
하여간 큰처남에게 너무 좋은 추억의 선물을 만들어 준 노병, 뿌듯합니다 ㅋ
주인분이 과거 직접 잠수복을 입고 키조개를 잡는 일을 하셨다는데 지금도 잠수는 안 하시지만
잠수기어업을 하는 선박을 소유하고 있어 퀄리티 좋은 키조개를 충분하게 공급할 수 있다더군요.
전에 이곳을 처음 왔을 때도 이 집 키조개가 제일 튼실하고 수량도 많아 이 집을 선택했었던 건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네요.
겨울인 데다 평일이라 생선은 많지 않았었지만 키조개만큼은 엄청나게 많이 갖고 있더군요.
키조개는 오래전 곡식 특히 쌀을 담고 까부르면 가벼운 것은 날아가거나 앞에 남고 무거운 것은 뒤로 모여
곡식의 불순물을 걸러 내는 데 사용하던 "키"와 닮아서 키조개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애들이 오줌을 싸면 키를 씌워 이웃에 가서 소금을 얻으러 보내던, 노병도 써봤던 그 키입니다.
키조개 또는 키조개관자는 전에 일본말로 가이바시라고 많이 불렸었는데 정확하게는 키조개이고
관자는 껍데기를 닫기 위해 조개 안쪽에 단단하게 달라붙어 있는 쫀득하고 질긴 부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따라서 관자는 키조개 말고 다른 조개에도 붙어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이 집주인과 처남과의 관계를 모를 때였는데도 미리 예약하고 자신 있게 들어갔던 집입니다.
그만큼 재작년 이 집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그때 함께 가셨던 미국 지인께서는 지금도 이 집 말씀을 하십니다.
보령오천항수산물센터 8호점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고 매월 2, 4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좋고 잘하는 집은 노병만 알고 있는 게 아니겠죠?
그동안 상당히 많은 방송에도 소개 됐고 현역으로 잠수하실 때는 다큐멘터리 방송 프로에도 출연하셨답니다.
방송에 자주 나와 망가지는 집들도 많지만 이 집만큼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떠나며 미리 예약을 해 놓았더니 8명 자리를 마련해 놓았더군요.
식당을 갈 때 가급적이면 예약을 하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혹 못 갈 사정이 생기면 바로 취소를 하시야 하는데 노쇼가 되면 곤란하지요.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는 자연산 키조개 코스요리가 있습니다.
키조개회 + 샤부샤부 + 회무침 + 양념볶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4인분 기준 10만 원입니다.
신메뉴로 삼합구이(1인 25,000원)가 있던데 소고기 + 관자 + 표고버섯으로 구성된 장흥삼합 하고는 다르지만
가성비로는 훌륭할 것 같은데 다음에 오면 한번 먹어 보고 싶은 메뉴네요.
자연산 키조개 코스요리 4인분으로 2상을 주문합니다.
밑반찬도 나름 잘 나옵니다.
아래 별도로 보여 드리는 반찬은 키조개날개살과 관자 기둥으로 졸여 만든다는 특별한 반찬입니다.
위에서도 한번 설명드렸었는데 요즘은 관자라고 하면 보통 키조개관자를 가리키지만
관자란 원래 조개 안쪽에 단단하게 달라붙어 있는 쫀득하고 질긴 부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먼저 키조개 회가 나옵니다.
산지에서나 먹기 가능한 키조개 회인데 신선하고 좋습니다.
예전에는 키조개가 잡히는 대로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어 무척 비싼 식재료였었는데
역시 직접 채취하시는 집이라 그런가 키조개 회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군요.
혹 회로 먹기 거북하신 분은 샤부샤부에 데쳐 드시거나 버터구이로 드셔도 괜찮습니다.
(원래 버터구이는 별도로 추가했었는데 한번 주인께 여쭤 보세요.)
키조개 샤부샤부입니다.
배추, 청경채, 버섯 등 신선한 채소에 갑오징어, 대하 등 신선한 해산물이 들어 있습니다.
샤부샤부용 키조개도 나왔는데 역시 산지답게 무척 푸짐하게 나옵니다.
키조개에 있는 관자 외에 날개살(左 : 날감지 또는 외투막이라고 부릅니다)과
새조개 비슷하게 생긴 꼭지살(右)이 함께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이 정도 키조개 샤브를 먹으려면 서울에서는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전에 왔을 때도 이렇게 나왔으니 아는 사람 왔다고 더 주는 건 아닌 듯싶은데 산지인데도 불구하고
외지인 상대로 서울보다 더 비싸게 파는 다른 관광지 식당들과는 비교가 되더군요.
이런 샤부샤부가 맛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뜨거운 국물에 키조개 관자를 살짝 데쳐서 먹어도 맛있고 잘 익혀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 날은 기사 신분을 면해 기분 좋게 반주를 마셨는데 술도 안 취하는 느낌입니다.
다만 기분이 너무 좋다 보니 사진 찍는 걸 깜빡해서 전에 왔다 올렸던 사진을 일부 퍼다 썼습니다.
노병걸 노병이 썼으니 저작권 시비에 걸리지는 않겠죠? ㅎㅎㅎ
이건 버터구이로 먹는 방법입니다.
버터가 몸에 좋지는 않다지만 고소한 맛만큼은 보장이 되어 있지요.
이번에는 키조개관자 회무침이 나왔습니다.
싱싱한 키조개회를 미나리, 오이, 양파 등과 함께 새콤하게 무쳐 왔는데 양도 많고 맛도 참 좋습니다.
이 날 회무침과 양념볶음은 거의 대부분 포장을 해다가 저녁에 숙소에서 2차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키조개 양념볶음(두루치기)입니다.
살짝 칼칼하기는 하지만 맛있게 매운맛입니다.
아무리 사장님이 키조개를 직접 잡으신다지만 이렇게 많이 퍼줘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그 비싼 키조개를 이렇게 많이 먹어 본다는 게 다른 곳에서는 어림도 없을 겁니다.
이 날 이 집을 처음 왔다면 큰처남 덕에 이렇게 많이 주나 싶었겠지만 전에 왔을 때와 똑같습니다.
물론 이 근처 다른 집에는 못 가 봤지만 대체로 비슷들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려서 대천이 친가여서 보령을 자주 왔었기에 보령에 대한 기억이 참 좋습니다만
오천항수산물센터 8호점 때문에 더 좋아졌습니다 ㅋ
샤부샤부에 우동 사리도 넣어 끓여 먹기도 하고 밥을 볶아 먹기도 합니다만 밥은 거의 다 포장했습니다.
식당에 가서 이렇게 푸짐하고 기분 좋게 먹기가 쉽지 않은데 이 집은 도를 넘었습니다 ㅎㅎㅎ
더구나 일반적으로 귀하고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키조개관자 요리인데 말입니다.
너무 잘 먹었습니다.
보령 키조개 맛집 보령 오천항 수산물센터 8호점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여행하시면 꼭 한번 들려 보시라고 강추드립니다.
특히 대천 해수욕장이나 보령시에 계시면 더욱 그렇습니다.
대천 해수욕장에서는 절대 이런 집 못 만니십니다^^
다 먹고 나오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쏟아지는군요.
But 10분도 안돼 맑아집니다 ㅎㅎㅎ
갈매못 순교 성지(별도 포스팅 예정)를 돌아보고 예산 봉수산 휴양림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려 본 보령충청수영성
나오는 길에 노병이 좋아하는 언덕 위에 교회당이 보이는군요.
오 천 항 수 산 물 센 터 8 호 점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700-89 ( 오천해안로 782-5 )
0 4 1 - 9 3 2 - 8 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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