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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서귀포 돔베고기 맛집 / 서귀포 아랑조을거리 천짓골

 

 

 

아직도 제주 이야기가 몇 개 더 남아 있습니다.

오늘 소개 드리는 집은 서귀포시 아랑조을거리에 있는 천짓골입니다.

서귀포 천짓골은 문연지 30년 된 돔베고기 전문점으로 이름난 집입니다.

돔베고기로 수요미식회와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된 집이지요.

 

제주도에서는 수육을 돔베고기라고 부릅니다.

돔베는 음식 이름이 아니고 나무로 만든 '도마'의 제주식 표현입니다.

따라서 돔베고기는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서 썰어 먹는 것을 가리킵니다.

 

 

서귀포 천짓골은 서귀포 올레시장 건너편 아랑조을거리 천지동 사무소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약하려고 숙소에서 전화를 했더니 예약은 안 받지만 자리가 있다고 해서 부지런히 가 봅니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렸는데 그 사이에 자리가 꽉 차고 그나마도 다행스럽게 대기번호 1번을 받습니다.

뒤로 여전히 손님들이 찾아 오는데 전화번호를 적어 놓으면 연락이 옵니다.

대기번호 1번이니 아주 오래 기다리지는 않고 10여 분뒤 좌석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천짓골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이고 매주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기다리다 들어왔으니 자리가 꽉차 있는 건 당연하겠죠?

먹고 나간 자리가 몇 개 있는 듯했는데 알고 보니 담배 피우러 나간 분들 좌석입니다.

남녀 할 것 없이 한 번에 다들 나갔다 오던데 요즘 담배 피우는 여성분들도 상당히 많더군요.

노병도 예전에는 담배 참 많이 피웠는데 지금은 금연 15년 차입니다.

미리 못 끊은걸 지금도 무척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ㅎ

 

 

 

 

꼭 한번 읽어 보고 주문을 하라기에 그렇게 합니다.

몸국 설명도 있고 돔베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도 읽어 봅니다.

세명이 백돼지 600g으로 주문을 합니다.

흑돼지는 문 열고 얼마 안돼 매진되었다고 하더군요.

 

이 집에서 사용하는 제주산 흑돼지, 백돼지에 대한 설명문이 붙어 있습니다.

흑돼지를 먹을 때 간혹 보일 수 있는 털 때문에 꺼려하시는 분들도 많아 그것에 대한 설명입니다.

안 보이는 게 낫겠지만 어쩌다 보이는 거야 믿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이 집 같은 100% 제주산 오겹살을 사용하는 집은 더욱 그렇지요.

오겹살과 삼겹살의 차이는 껍데기가 붙어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인데 오겹살은 껍데기가 있어

털 문제가 거론되는 것이겠지만 그 대신에 쫀득하니 식감도 더 좋고 맛도 뛰어납니다.

 

 

 

 

 

 

 

 

서귀포 천짓골의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대체적으로 메인 나오기 전 안주감으로도 좋을 정갈하게 보이고 괜찮은 밑반찬들입니다.

맨 아래 보이는 젓갈에 버무린 양파무침이 돔베고기와 같이 먹으면 좋다는 양파무침이로군요.

 

 

 

 

주문했던 돔베고기가 나왔습니다.

백돼지 600g인데 삶아서 나오니 한 덩어리로 밖에 안 보입니다만 상당한 크기입니다.

통째로 도마 위에 얹어 가져다주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다란 통 오겹살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자르는 칼이나 가위가 없어 어떻게 먹나 하고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번개 같이 나타난 이 집 안주인께서 날렵한 칼 솜씨를 뽐내며 고기를 썰어 주십니다.

썰어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도 세세하게 설명을 해 주시더군요.

자기 집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하고 양파무침과도 먹어보고 먹어 보라는 대로 두루 여러 가지 방법으로 먹어 봅니다.

이 집은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수육을 먹을 때 찍어 먹는 새우젓은 없지만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잡내 없이 부드럽고 별로 느끼하지도 않아 상당히 맛있습니다.

 

 

어느 정도 썰어 놓고 남은 부분은 식지 않게 뜨거운 고기 삶은 국물에 담아 놓더군요.

그리고 1차 썰어 놓은 고기를 다 먹을 때쯤이면 어디선가 바람처럼 나타나 다시 한번 썰어 줍니다.

 

하루 여행의 피로가 좋은 안주로 한잔 마시니 거짓말처럼 풀립니다 ㅎㅎㅎ

애주가들의 변명으로 들리시겠지만 여행하면서 저녁에 숙소 근처에서 좋은 안주에 한잔 하는 건 로망이지요.

그런면으로 볼 때 이 날 천짓골에서의 만찬은 기대 이상의 좋은 자리였습니다.

 

 

서귀포 천짓골의 또 하나 명물인 몸국입니다.

몸국은 돼지뼈를 삶은 육수에 제주에서 나는 해초인 모자반과 자투리 고기, 메밀가루를 넣어 끓인 국인데

이 집 몸국은 얼마나 끓였는지는 몰라도 진국 중에 진국이더군요.

모양새로 봐서는 끈적끈적하고 느끼해 보여 수저가 잘 안 가게 생겼는데 맛은 그게 아니더군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국이 있나 할 정도로 노병이나 우리 일행들 입맛에는 잘 맞던데

추가로 리필해서 한 그릇씩 더 먹었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고기 넣고 곰국처럼 푹 끓인 맛있는 미역국?

이 몸국은 서비스 품목인데 굳이 달라는 사람들에게만 주는 이유는 호불호가 심해

하나도 안 먹고 도로 물리는 사람들도 꽤 있어 달라는 사람들만 준다더군요.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해 끓였는데 버리려면 너무 아깝다더군요.

하여간 노병 일행들은 아주 잘 먹었습니다.

 

서귀포 돔베고기 맛집 서귀포 천짓골

제주 돔베고기를 잘 만드는 명불허전의 맛집입니다.

제주도 특히 서귀포에서 돔베고기 드시려면 꼭 들려 보실 만한 좋은 집으로 추천드립니다.

 

 

 

 

 

서  귀  포    천    짓    골

 

제주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294-13 ( 중앙로 41번길 4 )

0 6 4 - 7 6 3 - 0 3 9 9

 

 

 

 

 

 

 

 

 

 

 

다음날 아침 숙소 인근에 있는 천지연을 오래간만에 둘러봅니다.

천지연(天地淵)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연못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높이 22m, 너비 12m의 폭포로

유네스코가 인증한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의 9대 명소에 포함되어 있는 아름다운 폭포입니다.

전날 저녁을 먹은 천짓골 식당도 이 폭포에서 이름을 따 온 식당이 아닌가 싶습니다.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쓴 돌하르방이, 나올 때는 마스크를 하고 물허벅을 지고 있는 여인네의 인사를 받습니다.

크리스마스 모자를 쓴 돌하르방 뒤에 있는 붉은 열매를 가진 먼나무와

제주가 낳은 향토 시인 김광협의 시비 앞에 피어 있는 수선화가 아름답더군요.

 

천지연폭포 : 제주자치도 서귀포시 서홍동 2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