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순, 어느 적게 걷고 많이 먹는 날
이 날은 공덕역 5번 출구에서 만나 식사를 먼저 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찾은 곳은 마포 대표 맛집 중 한군데인 마포진짜원조최대포입니다.
1956년 최 씨 성을 가진 주인장이 드럼통 몇 개를 놓고 시작한 돼지갈빗집으로 그 후 '최대포'를
상호로 쓰며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 왔는데 최대포라는 상호를 쓰는 집들이 여러 곳 생기면서
마포진짜원조최대로라는 긴 상호를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어설픈 뜨내기손님들 아니면
다 어느 집이 진짜 원조 최대포집인지는 다 알지요.
노병도 처음에 최대포에서 만나자는 지인의 전갈을 받고 다른 최대포에 가서 기다렸던 적이 있었지요 ㅎㅎㅎ
또한 이 집이 진짜 '원조'로 인정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돼지고기 음식의 역사를 써 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랍니다.
소가 아닌 돼지갈비를 양념해 연탄불에 구워 팔기 시작한 첫 번째 집이자 일본의 시오야끼를
우리말 '소금구이'라 처음 지칭한 집으로 알려져 있는데 달짝지근한 돼지갈비나 담백한 소금구이로 시작해
바싹한 돼지껍데기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라고 하는군요.
마포에는 이 집 이외에도 '태순집', '조박집', '마포 주물럭' 등 돼지고기를 잘하는 집들이 많아
한때 마포에서 금기 사항 중 하나가 새로 돼지고기집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는군요.
마포진짜원조최대포 본점은 지하철 5, 6호선과 공항철도가 지나는 공덕역 5번 출구에서 가깝습니다.
큰길 쪽에도 간판이 크게 걸려 있지만 출입문은 골목 안으로 들어 가 중간쯤에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11 : 00 ~ 23 : 00까지입니다.
오래된 원조집다운 면모를 뽐내는 집답게 블루리본을 비롯해서 수많은 매스컴을 탄 집입니다.
서울시에서 인증해 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집이기도 합니다.
가게 안에도 일부 현대식으로 바꿔 놓은 것들이 보이지만 대체로 고색창연한 분위기가 정겹게 느껴집니다.
저녁에는 꽉 차는 집이지만 낮에는 크게 손님이 많지 않아 여유 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점심시간에만 점심 메뉴로 김치찌개를 팔던데 낮에는 김치찌개 손님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이 집은 술집 분위기가 강해 대낮부터 고기 주문해 한잔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오전에는 ㅎㅎㅎ
돼지갈비, 소금구이, 껍데기를 주문합니다.
갈매기살이나 염통도 먹어 보고 싶었지만 과식은 금물 ㅋ
가격이 조금 비싼 듯 보이지만 중량으로 보면 비싼 건 아니지 싶습니다.
기본찬들이 나옵니다.
추가는 셀프바를 이용하면 되는데 버섯도 추가금 없이 그냥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상추가 한동안 너무너무 비쌌었는데 마구마구 가져다 먹어도 괜찮을까요?
소금구이, 돼지갈비, 껍데기가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굽기도 소금구이, 돼지갈비, 껍데기 순으로 구워 먹으라고 하더군요.
먼저 소금구이로 시작합니다.
말 그대로 불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그냥 소금만 뿌려 굽습니다.
아주 오래전 청주에 근무하고 있을 때 청주 명물이 시오야끼였었는데 연탄불에 돼지고기 얹고 소금만 뿌려
파채와 김치 하고만 먹었는데도 어찌나 맛있었는지 그때 생각이 늘 났었는데
이 집 소금구이도 담백하니 맛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청주에서는 1970년대 후반 관에서 시오야끼가 비 위생적이라고 금지를 시켜 돼지고기를 소스에 적셔
철판에서 굽는 식으로 바꾸는 바람에 소금구이가 없어졌었는데 요즘 일부에서 다시 하긴 하나 보더군요.
돼지갈비도 단짠단짠 맛있습니다.
역시 연륜이라는 건 아무나 쉽게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양념돼지 갈비의 맛도 요즘 많이 평준화된 느낌이 드는데 그래도 원조집답습니다.
또 하나의 이 집 명물인 돼지껍데기입니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 맨 아래 사진은 6년 전 이 집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을 한 장 가져다 붙였습니다 ㅎㅎㅎ
돼지껍데기에서 최고로 친다는 암퇘지 가슴과 배에 붙은 껍질만 써서 비법의 양념에 재워 내 놓는다는데
아주 부드럽고 연하면서도 돼지껍데기 특유의 잡내도 없고 쫄깃하고 고소한 게 최고의 껍데기입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김치찌개들을 드시는데 너무 맛있어 보여 1인분만 부탁했는데 가져다주더군요.
고기도 큼직큼직하게 꽤 많이 들어가 있고 적당히 잘 익은 김치를 써서 만든 김치찌개라 역시 맛있습니다.
라면 사리까지 넣어 먹었으니 진짜 과식입니다.
이렇게 먹어댔으니 홍대입구까지 걸어갔어도 걸은 거리로는 소화시키기에 어림도 없습니다.
진짜로 적게 걷고 많이 먹은 날 이야기였습니다 ㅎㅎㅎ
마포 공덕역 맛집 마포진짜원조최대포
마포 가시면 한번 들려 보실 만한 좋은 집으로 추천드립니다.
마 포 진 짜 원 조 최 대 포 본 점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255-5 ( 마포대로 112-4 )
0 2 - 7 1 9 - 9 2 9 2
'서울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심 보쌈정식이 대박인 양재역 교동보쌈 (59) | 2024.11.13 |
---|---|
정성으로 만드는 전통 탕반 맛집 / 영등포 부여집 (64) | 2024.11.11 |
여의도국회의사당역 대구탕 맛집 / 여의도 뒤풀이 (59) | 2024.11.04 |
사당역 일식집 / 사당역 파스텔시티 도쿄하나 (60) | 2024.10.25 |
된장찌개로 빌딩 올린집/ 양평동 또순이네 (50) | 2024.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