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대전에 왔습니다.
유성온천에서 온천을 하고 숙소를 잡은 후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유성온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중앙로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옵니다.
오늘 가기로 한 집은 대전맛집으로 유명한 두부두루치기 원조인 진로집입니다.
8시 반쯤 된 시간이라 혹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뛰다시피 갑니다.
대충 지도에서 본대로 가다 보니 신기하게 눈앞에 딱 진로집이 보이는군요 ㅎㅎㅎ
골목길로 들어 가는데 희한하게도 골목에 거울을 달아 뚫린것 처럼 보이게 해 놨군요.
아직도 손님들이 많이 계시는군요.
몇시까지 영업 하냐고 물어 봤더니 닫고 싶을때 닫는다네요.
참 멋대가리 없는 충청도식 응대법 입니다.
노병이 이집을 안건 저 위 백파 선생님의 책을 보고 나서니 벌써 25년쯤 된것 같네요.
벼르고 벼르던게 이제서야 겨우 이집을 찾았습니다.
두부두루치기를 먼저 주문해 봅니다.
아주 단출한 밑반찬이 나옵니다.
무김치나 물김치 다 괜찮습니다.
두루치기의 원래 뜻은 '국물이 약간 있는채로 양념을 넣고 볶듯이 만든 음식'이죠.
해안지방에서는 해물을 넣고,내륙지방에서는 대개 돼지고기를 넣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유독 대전에서는 두부만 넣고 두루치기를 만들었고 이게 향토음식으로 자리잡게 됐지요.
이 두부두루치기의 원조가 진로집이고 벌써 50년이 다 되어 갑니다.
두부두루치기가 나왔습니다.
부드러운 두부가 입안으로 들어 가면서 칼칼하고 매콤한 맛의 기운이 입안을 맴돕니다.
금새 땀이 나기 시작하고 하는 수 없이 밥을 주문해 같이 먹어 봅니다.
그래도 이집 매콤함이 별난집이나 광천식당 보다는 덜 하다는데 매운것 잘 못 먹는 노병에게는 맵네요
다만 신경질 나게 맵기만 한게 아니고 맛있게 은근히 매운 그런 맛입니다.
맛의 비결을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 보니 퉁명스럽기는 하지만 직접 빻는 고춧가루와 직접 짜는 참기름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역시 좋은 재료에서 좋은 맛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마침 고춧가루를 가지고 와서 2층으로 나르는걸 봤는데 30분을 나르더군요.
얼맛동안 쓸 고춧가루인지는 모르지만 그 양이 엄청 나네요.
안주로 먹기에는 두루치기가 조금 매워서 수육 소짜리도 하나 주문해 봅니다.
이거 아주 괜찮은 돼지고기 수육인데요?
고기도 좋지만 아주 부드럽고 잡내 없이 잘 삶았네요.
수육에 딸려 나오는건지 그냥 준건지는 모르는데 두부 부친것도 두개 주네요.
이집 두부가 참 부드럽고 맛이 있습니다.
거의 연두부라 할 정도인데 정말 연하고 고소한게 아주 맛이 있군요.
맵다 맵다 하면서도 거의 다 먹어 버렸습니다.
매운것 못 먹기는 노병과 비슷한 집사람도 아주 만족해 하는군요.
대전 오면 또 가 보고 싶은 그런 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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