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교동창 딸이 독일유학에서 돌아와 독창회를 한다기에 광화문을 오래간만에 나갔습니다.
간단히 저녁이나 먹을까 하고 가다 보니 華商 50년 전통이라는 중국집이 보이기에 들어가 봅니다.
혼자 다니다 보면 중국집이 제일 편하지요. 그래서 간짜장 한그릇을 먹고 왔는데 며칠후 다시 가 볼 기회가 생겼네요.
광화문 뒷길로 올라 가다 보면 세종문화회관 못미쳐 왼편으로 골목안에 있습니다.
40여년전 노병이 재수 하느라 대성학원 다닐때도 있었으니 노병도 그당시 이집 다녔을것 같습니다 ㅎㅎㅎ
예전에는 대성학원이 지금 세종문화회관(당시 시민회관) 바로 뒷편에 있었거든요.
2층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형 업소라기 보다는 동네 중국집 같은 느낌입니다.
다만 인근 직장분들의 회식이 엄청 많이 열리는걸 보니 나름 인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재료를 상당히 잘 쓰는 집처럼 보이는군요.
가격은 동네 중국집 보다는 요리 부분에서 조금 높군요.
개업 50주년 기념으로 스페셜 세트 메뉴가 있어 주문해 봅니다.
유산슬,동파육,사천탕수육에 연태고량주이지요.
기본찬은 딱 동네스럽습니다 ㅎㅎㅎ
먼저 유산슬이 나왔습니다.
유산슬(溜三絲)은 해물,야채,고기 세가지가 채 썰어 들어가는 요리이지요.
물녹말이 들어 가서 아주 부드럽고 담백하게 느껴지는데 이집은 재료를 잘 쓰는 편이로군요.
다음은 북송시대 명시인이였던 소동파가 좋아 했다는 항주의 전통요리 동파육
두툼한 삼겹살이 갖은 야채들과 더불어 부드럽게 아주 잘 조려졌네요.
사천탕수육
워낙 사천 요리는 조금 매콤한게 특징인데 기대만큼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동네탕수육들이 너무 엉터리다 보니 그래도 그것들 보다는 훨씬 낫군요.
술 한병 더 추가 했더니 계란국을 서비스로 가져다 주는군요.
술 한잔 할때 아주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이 계란탕 입니다.
첫날 먹었던 삼선간짜장
요즘은 삼선짜장만 하지 삼선간짜장 하는 집이 드믑니다.
볶아 논 짜장에 야채와 해물 조금 더 넣어 볶은 후 삼선 짜장이라고 내 놓지요.
간짜장은 춘장을 볶을때 물을 넣지 않고 볶아야 하는데 귀찮으니 짜장에 야채 넣고 한번 더 볶는걸 내 놓기도 하구요.
이집은 아예 삼선짜장이라고 하는게 없는데 사실은 이게 맞는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오래간만에 삼선간짜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집 전체적인 맛은 동네 중국집 보다는 한수 위이지만 50년 전통집으로는 조금 약해 보입니다.
그래도 제대로 된 재료를 쓰고 전통적 방법의 조리를 하는 것 같아 좋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광화문에서 간단하게 중화요리를 드시려면 한번 들려 보실만한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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