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에 다녀온 남원 여행 이야기입니다.
이번 여행은 집사람 외숙모님 병문안을 가느라 준비된 여행입니다.
큰 처남과 세 자매 그리고 노병과 큰 동서 이렇게 여섯 명이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남원에 도착해서 춘향묘, 육모정, 구룡폭포 등을 돌아보고 첫 식사를 하러 갔던 남원 경방루
남원 경방루는 예전에 백종원의 3대 천왕에서 소개되었던 남원 노포 중국집입니다.
식당 담당인 노병이 고른 집인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 소개를 드립니다.
노병이 첫 식당으로 경방루라는 중국집을 가기로 했다니 네 남매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러더니 동시에 경방루? 하더니 깜짝 들 놀라는군요.
다들 경방루? 경방루? 하더니 어려서 동네에서 아주 유명한 중국집이었다네요.
늘 경방루 간짜장 사달라고 입에 달고들 살았다는데 상을 받든 지 하면 이 집에서 짜장면을 먹었답니다.
집 사람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왔다는데도 이 집만큼은 아주 또렷하게 기억을 하고 있더군요.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아래에서 다시 말씀드립니다 ㅎㅎㅎ
백년노점(百年老店) Since 1909라고 쓰여진 남원 경방루는 남원시 금동 광한루원 후문 인근에 있습니다.
광한루원 후문에서 남원예촌을 지나 도보 1~2분 거리 정도로 아주 가까운 곳입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된 후 손님이 엄청나게 많다기에 오픈 시간에 맞춰 갑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오후 3시 반부터 다섯 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그리고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라고 합니다.
이 집에 따르면 1909년부터 영업을 했다니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중국집이겠네요.
노병이 알기로는 공식적으로 오래된 집은 인천 중화방으로 1918년엔가 문을 열었다는데 (지금
인천시 신포동에 중화루가 있습니다만 같은 중화루인지는 확인이 안 됩니다) 이 집은 그보다도 앞섰네요.
진위 여부를 가릴 일은 아니니 그냥 넘어 갑니다만 큰 처남과 집사람이 남원을 떠난 게 60여 년 전이고
그보다도 훨씬 전부터 이 집이 있었다니 무척 오래된 집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어떻든 4대를 이어 오는 남원 화상(華商) 중화요리의 명가 경방루(慶芳樓)입니다.
오래된 명가답게 각종 매스컴이나 각종 블로그나 SNS에도 아주 많이 소개된 집입니다.
백종원 씨를 비롯해 전현무, 김종민 등 많은 연예인들이 방문한 흔적도 보이네요.
그런데 자리에 앉아 있던 큰 처남이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더니 동생들에게 '여기가 우리 집 자리야' 하더군요.
그러자 동생들도 '맞아, 맞아. 그러네' 하며 난리들이 났습니다.
노병이 알기로는 이 자리를 처분한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사람 생가 자리가 경방원입니다 ㅎㅎㅎ
들어갈 때는 오픈 시간이라 손님이 거의 없었지만 잠깐 사이에 만석이 되고 대기자들이 생기더군요.
사전 예약이 가능한 것 같으니 이 집을 와 보시려면 미리 예약을 하고 오시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이 집은 백종원의 삼대천왕에서는 탕수육과 물짜장이 소개된 집입니다.
그래서 요리로는 탕수육과 팔보채를, 식사로는 물짜장, 간짜장, 짬뽕을 각 2개씩 주문합니다.
기본찬은 단무지에 양파 그리고 김치입니다.
얼마 전부터 이름난 중국집들에서는 양파 대신 자차이(짜사이)를 내놓지만 노병은 양파를 더 좋아합니다.
경방루의 탕수육이 나왔습니다.
백종원 씨에게 아주 잘 만든 칭찬을 받았던 탕수육이라기에 주문해 본 건데
오늘은 이 집의 탕수육 이야기를 주로 해 보겠습니다.
대략 음식이 나올 때 음식의 모습을 보면 대체적으로 맛이 보이는데 이건 영 아닙니다.
한 입 먹어 보니 겉바속촉이 아니고 고기가 딱딱한 게 막대기 같습니다.
이런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탕수육은 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후 소스를 얹어 나오는 음식으로 특히 고기를 두 번 튀겨야 합니다.
고기를 두번 튀겨야 바삭하고 촉촉하니 식감도 좋고 맛도 좋은 건데 요즘 일부 배달 전문 음식점들이나
바쁜 점심시간에 세트 메뉴로 탕수육 + 짜장면 or 탕수육 + 짬뽕 같은 메뉴를 내놓는 집들에서
바쁜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 고기를 영업시간 전에 미리 한번 튀겨 놓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다시 한번 튀겨 탕수육을 내놓으면 이 집처럼 딱딱하고 질긴 탕수육이 됩니다.
경방루도 탕수육으로 이름이 나다 보니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탕수육을 주문하던데 그래서인지
바쁜 시간대에는 주방에서 탕수육 고기를 미리 한번 튀겨 놓았다 사용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경방루 정도 되는 중화요리 명가에서 이런 일을 하면 안 되지요.
주인이 알고 묵인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절대로 하면 안 될 일입니다.
이 날만 그랬기를 바랍니다.
팔보채는 특이하게 뚝배기 같은 곳에 조리를 해 왔는데 재료도 잘 썼고 맛도 좋은 편입니다.
탕수육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음식이 나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어려서 처갓집 형제자매들이 먹고 싶다고 소리쳐 외쳤다는 간짜장 ㅎㅎㅎ
최상급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아주 잘 만든 간짜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역시 백종원 씨에게 칭찬을 받았다는 경방루의 물짜장도 먹어 봅니다.
물짜장은 짬뽕과 울면을 합쳤다고 보면 될까요? 아니면 볶음짬뽕에 전분 팍팍?
하여간 짜장은 들어가지 않고 소라, 주꾸미, 새우 등 해물을 월남고추를 넣고 잘 볶아
면 위에 얹고 전분을 많이 뿌린 게 아닌가 싶은데 칼칼하면서도 맛이 좋네요.
물짜장이지만 국물과 짜장은 없습니다.
짬뽕은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맛있었다고 하더군요.
사실 노병은 홍합이 많이 들어간 짬뽕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국물이 시원하고 맛은 있겠습니다.
흠이라면 홍합 까서 먹다 보면 면이 불어 버린다는 것이지요 ㅎㅎㅎ
12시 조금 넘어 나오면서 보니 대기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탕수육에서 조금 에러가 있었습니다만 처갓집 식구들에게는 추억을 소환하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남 원 경 방 루
전북 남원시 금동 10-3 ( 광한북로 29 )
0 6 3 - 6 3 1 - 2 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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