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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맛집] 슬픈 역사의 진주 비빔밥을 3대째 이어 오는 전통의 명가 .... 천황식당

 

 

 

 

 

 

 

 

거제에서 하룻밤을 지난 뒤 진주로 떠납니다.

원래 목적지는 마산이나 부산으로 잡을까 했었는데 별안간 비빔밥 생각이 나는군요 ㅎㅎㅎ

 

 

비빔밥 하면 전주가 유명 하지만 사실은 진주 비빔밥이 더욱 유명 했었습니다.

그런데 전주비빔밥이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전 세계를 휩쓰는 동안 진주 비빔밥은 거꾸러 침체해졌지요.

지금은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는 제일식당과 천황식당이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지요.

진주냉면과 더불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노력하고 발전 시키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진리 ....

비빔밥에서도 배우게 됩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중앙시장이 있습니다.

상인분에게 제일식당을 물어 보니 요즘 공사중이라고 해서 천황식당으로 갑니다.

30년전쯤 제일식당은 한번 간 적이 있었는데 천황식당은 처음입니다.

8시 40분 쯤 갔더니 9시 30분 부터 한다는군요.

 

 

 

 

 

 

 

하는 수 없이 중앙시장 구경을 해 보기로 합니다.

마침 중앙시장 도로공사가 시행중이어서 여기처기 파 헤친곳이 많아 아주 복잡하더군요.

돌아 다니던 중 제일식당도 찾았지만 역시 공사중인게 맞더군요.

 

 

 

 

 

다니다 보니 천황식당 지정 주차장도 보이네요.

9시 반에 맞춰서 다시 천황식당으로 갑니다.

 

 

 

 

 

 

이집은 1927년에 문을 열었다는데 1924년에 개업한 울산 함양집이 비빔밥집으로는 제일 역사가 있는 집이지요.

이런 오래된 명가들이 잘 계승 되어서 역사의 한장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역사가 있는집 같이 의자나 비품에서 고색창연함이 ㅎㅎㅎㅎ

저 전화기도 지금 사용중인 전화기 입니다.

 

 

 

 

 

 

 

 

1593년 6월 진주성 밖에 왜군 3만7천여명이 개미 떼처럼 들끓고 있었다.

성안 조선군은 3,400여 명,나머지는 일반 백성 6만 6,000여 명 ....

전투 직전,성안의 군관민은 ' 최후의 만찬 '을 가졌다.

성 안의 소를 모두 잡았다. 어차피 승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성이 함락되면 소는 왜군들의 차지가 될 터였다.

그릇이 턱없이 모자라 그릇 하나에 밥,나물,쇠고기 육회를 담은 뒤,거기에 간장이나 고추장을 쳐서 비볐다.

성은 6월 29일에 함락 되었고 6만여 명의 백성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김화성 저, 꽃밥 중에서)

 

이게 슬픈 역사의 진주 비빔밥 이야기지요.

 

 

 

 

 

 

 

드디어 소박한 모습의 진주 비빔밥이 나왔습니다.

화려한 고명으로 치장 된 전주 비빔밥과는 전혀 틀리는 단순한 모습입니다.

사골 국물로 지은 기름 자르르한 밥위에 30가지에 가까운 화려한 고명을 얹은 전주 비빔밥에 비해

그냥 맹물로 지은 밥위에 제철 나물 몇가지 그리고 육회를 얹은 아주 심플한 모습입니다.

 

 

 

 

 

 

 

반찬은 김치,깍두기,동치미 등 기본적인 것 세가지에 오징어채무침 뿐입니다.

경상도에 오면 일반적으로 깍두기는 수도권과 비슷한데 김치는 차이가 많지요.

 

 

 

 

육회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삶거나 볶아서 얹습니다.

이집 비빔밥의 또하나 특징은 고명중 하나인 속데기라는거죠.

돌김을 잘게 썬 파,깨등과 버무려 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다른 나물과 함께 넣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집 비빔밥에서는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바다향이 입맛을 돋우는거죠.

 

 

 

 

 

 

 

이제 이집 특유의 고추장으로 잘 비벼서 먹기만 하면 됩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소박하고 담백하고 그러면서도 아주 깔끔한 맛입니다.

다만 전주 비빔밥에 익숙한 일반인들의 입맛으로는 이 비빔밥이 왜 유명할까 생각하게 될 것 같네요.

평양냉면에 익숙한 입맛으로 진주 냉면을 평하는 것과 비슷 하겠는데요?

 

 

 

 

 

이 집 비빔밥의 끝맛을 개운하고 맛있게 만들어 주는 선짓국입니다.

선지를 깍두기처럼 썰어 넣은것이 특이 한데 아주 맛있는 국물 입니다.

선지해장국을 해도 엄청나게 인기를 끌것 같군요.

 

 

 

 

아주 잘 먹었습니다.

혼자여서 불고기와 육회를 못 먹은게 안타깝습니다.

이래서 맛집 탐방은 인원이 조금 많아야 하지요 ㅎㅎㅎㅎ

 

 

 

 

 

전통이 느껴지는 뒷마당의 풍경입니다.

시할머니 대에서 부터 전해 온다는 30여개의 항아리가 이집의 역사와 맛을 보여 주는군요.

 

 

 

 

천황식당

 

경상남도 진주시 대안동 4-1

055-741-2646

 

 

PS 

 식사 후 진주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진주성을 거닐어 봅니다.

작년에도 들렸었지만 진주 비빔밥을 먹고 돌아 보니 느낌이 아주 다르더군요.

가슴 아픈 전설의 진주 비빔밥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