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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맛집

삼성동 미러 그리고 심주석 셰프

 

                                                                                                                        삼성동 미러

 

 

 

 10월 어느날 미국과  멕시코에 계시는 블친님들이 노병 생일턱을 낸다고 하셔서 한국 블친 포함다섯명이 삼성동 미러에 모였습니다.

특히 미국에 계시는 불친님이 삼성동 미러가 너무너무 궁금하시다고 여기서 모였으면 하시는 바램이 있으셨지요.

삼성동 미러는 약관 26살의 심주석 오너세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인데 생뚱맞게도 그의 전공은 동양화

남양주에서 열리는 슬로푸드 대회에 참여해 요리의 매력에 눈을 떠 이태리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Le Calandre 및 스웨덴의 Faviken 등을 2년 남짓 돌며 새로운 요리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와

우리 식재료로 만드는 자신의 미각 탐험을 위해 미러를 오픈 했다고 하는군요.

 

 

 

 

 

 

 

 

 

 

 

 

삼성동 미러는 선정릉역 2번출구에서 5분 정도 거리 강남교육청 입구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호 미러의 영문표기에서 가운데 더블 R이 거울에 비춰진 것 처럼 보이는게 재미 있네요.

 

 

 

 

 

 

 

 

 

 

바에 4~5개의 좌석이 있고 홀에 테이블이 두개 있는 작은 레스토랑 입니다.

이날은 우리가 테이블 두개를 쓰는 바람에 그랬는지 더 이상의 손님은 없었습니다.

 

 

 

 

 

 

 

 

 

 

 

 

심주석 셰프가 직접 썼다는 메뉴판

알것 같기도 하고 무슨 소린가 싶기도 하고, 메뉴가 상당히 독특 하네요.

 

 

 

 

 

 

 

 

 

 

 

 

 

 

 

 

 

 

 

 

 

 

 

 

 

이날 네명은 와인 페어링으로, 한명은 쥬스 페어링으로 예약을 하였습니다.

와인에 관한 한 노병은 전혀 문외한이니 와인과 쥬스 페어링에 나온 음료를 설명 없이 대충 올려 봅니다.

다만 이날 제공된 와인은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든 와인이였던 것 같은데 썩 좋은 평을 받은건 아니였네요.

 

 

 

또한 노병이 음식을 먹는건 잘 하지만 자세하게 분석하고 평 하는건 못하는지라 설명은 대충 합니다.

특히나 심주석 셰프의 음식들은 재료나 구성이 상당히 실험적이고 난해한지라 더욱 그러네요.

 

 

 

 

 

 

 

시작은 육회 입니다.

한우 전지살로 만든 육회인데 삶은콩,흑미칩,괭이밥을 곁들여 만들었습니다.

육회는 기장멸치 육수로 밑간을 했다는데 노병 입맛에는 고기냄새가 많이 거슬리더군요.

 

 

 

 

 

 

 

홍새우

살짝 튀긴 홍새우에 된장과 잣소스를 곁들였습니다.

된장과 잣을 발효한 소스에서 부드럽고 고소한 치즈맛이 느껴져서 놀랍더군요.

 

 

 

 

 

 

 

 

멍게

붉은 무로 예쁘게 장식한 향긋한 멍게 입니다.

자연산 멍게를 멍게 소스에 절이고 돌김과 래대쉬에 시금치소스를 곁들였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상큼한 향의 멍게가 뭔가 개운치 않은 찌뿌둥한 맛으로 변질된 느낌 같습니다.

 

 

 

 

 

뿌리채소 종류들로 만든 샐러드?

동백기름과 감식초로 드레싱을 했다는데 그런대로 ....

 

 

 

 

 

 

 

 

 

소 정강이뼈 골수를 먹도록 만든 요리라는데 처음 맛 봅니다.

골수를 긁어 먹으면 고소 하다는데 아무리 긁어도 티스푼 하나가 안되니 ㅠㅠ

그렇지 않아도 워낙 조금씩 나와서 많이 시장 했는데 성질이 확 ㅎㅎㅎㅎ

차라리 갈비나 족탕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더군요.

 

 

 

 

 

참돔

제주산 참돔을 겉은 튀기고 속은 구워 냈다는데 소스가 별로네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음식이 몽당 애피타이져 같은 느낌?

딱 한입 내지 반입거리 음식이로군요.

 

 

 

 

 

 

 

메추라기

허기진 배에 새(鳥)고기라도 먹자 했는데 역시 딱 한스푼 양에 냄새 작렬

 

 

 

 

명품 나이프 라귀욜을 따뜻하게 데워 줬네요.

소고기가 나온다니 기대만땅

 

 

  

 

 

 

 

 

얼마나 숙성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라이에이징 했다는 채끝등심 한조각

딱 검지 손가락만한 크기로 나왔는데 나이프는 왜 줬나 모르겠군요.

물어 보지도 않고 레어로 구워 왔는데 이것도 참 ~~~~

이제 배 부를 희망이 없네요 ㅠㅠ

 

 

 

 

 

 

 

 

 

 

추억

차거운 돌맹이 위에 호박식혜를 얹어 내왔습니다.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맛을 추억하며 만들었다는데 이날 음식 중 만장일치로 장원

 

 

 

 

 

 

 

 

 노병 생일이라고 참석자 다섯명 몫의 떡 위에 촛불을 하나 켜 왔습니다.

떡의 크기가 딱 엄지 손톱 크기만 하던데 각자에게 이거 하나씩만 주더군요.

이집에 떡 만드는 기계도 있다던데 저렇게 조금씩도 만들 수 있는건지 궁금 하네요.

 

 열두가지 코스 요리를 먹고도 이렇게 배가 고픈건 처음 입니다.

노병이 워낙 胃大해서일까요? ㅎㅎㅎㅎ

 

 

 

 

이집 오너셰프인 심주석 셰프

 

 

 

식대 1인 120,000원씩 다섯명 600,000원

와인페어링 1인 79,000원씩 316,000원

쥬스페어링 1인 40,000원 40,000원

합 956,000원

 

이날 저녁을 사신 두분 그리고 함께 하신 분들 너무 고마웠습니다.

평생 잊지 못 할 좋은 자리였어요.

 

 

 

레스토랑 미러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12길 48

02-6338-8414

 

 

 

蛇   足

 

사실 이 포스팅은 할까 말까를 많이 망서리다 보니 두달이 훨씬 넘어 버렸습니다.

이날 저녁을 사신 분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고 또 시대에 뒤떨어진 노병의 감각이나 미각도 문제니까요.

그런데 날이 가면 갈수록  이집에 대한 포스팅은 꼭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노병의 포스팅은 과도한 찬사나 혹평은 삼가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집을 포스팅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 집을 포스팅 하려는 이유는 이글을 쓰는 시점까지 이집에 대해 혹평을 하는 포스팅이 단 한개도 없었기 때문 입니다.

 환상,절묘,기막힌 발상 등의 미사여구를 쓰며 젊은 셰프를 칭찬 하는 포스팅이 거의 대부분이였습니다.

노병도  심주석 셰프의 젊은 패기와 신선한 발상의 전환을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심주석 셰프가 우리나라 최고의 셰프로 거듭 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 합니다.

 

처음 이집을 간다고해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을때 기대반 우려반이였습니다.

기대는 빼고 우려만 말씀드리자면 금년 26세의 미대졸,군필의 남자가 세프라는 점이였습니다.

대학과 군대를 빼고나면 요리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2년 남짓인데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이분의 경력을 보면 이태리 미슈랭 3스타 레스토랑인 Le Calandre와 스웨덴의 Faviken에서 2년 남짓

수학 하였다는게 전부인데 이런 유명한 식당에서 초보가 들어 가 배울 수 있었던게 과연 뭐였을까 싶었던거죠.

 

물론 나이만 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역시 노병의 나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식만화인 식객의 성찬이나 미스터초밥왕의 쇼타처럼 타고난 재능을 가진 젊은 요리사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정도가 있고 순리가 있는 법인데, 예컨데 요리라는 것이 매번 같은 한가지만 만드는게 아니고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이런 집에서 깊이 있고 원숙한 음식이 만들어져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을 수 밖에 없었던거죠.

그래도 하도 호평이 많은지라 이집은 꼭 가 보고 싶다 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역시였습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기초가 튼튼해야 거기로 부터 기교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인데 그게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노병과 함께 이집을 다녀 오신 분이 이집을 간단하고 적절하게 평하셨는데  '부조화와 산만함'  입니다.

굉장히 노력하고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연륜에서 오는 부조화와 나이에서 오는 산만함은 어쩔 방도가 없어 보이더군요.

 

먹고 나오며 참 어이 없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날이 지날수록 점점 화가 나는 느낌이 들더군요.

노병이 이집 셰프의 다양한 창작요리에 동원된 한마리의 모르모트가 아닌가 싶어서요.

그것도 엄청난 비용을 지불 하면서 말입니다.

 

물론 전술한 노병의 생각이 다 맞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주석 셰프 개인을 위해서도 좀 더 수련을 쌓으시는게 어떠실까 싶더군요.

워낙 타고 난 미(美)적 감각과 또다른 미(味)적 감각을 지닌 분이시니 두루 두루 수학을 더 하시면 좋겠던데 ~~~~

죽이 되거나 밥이 되거나 본인이 알아서 하는 일인데 별 걱정 다 한다 하시면 할 수 없기는 하지만요.

심주석 셰프가 대한민국 최고의 세프가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주책 좀 부려 봤습니다.

 

죄송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