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저녁 8시 30분
베르겐을 떠난 후티루튼 MS 노들리호는 올레순(Ålesund)을 향해 밤바다를 항해합니다.
이날 기항할 항구는 Florø - Måløy - Torvik - Ålesund - Geiranger - Ålesund - Molde입니다.
올레순은 게이랑게르 피오르(Fjord)를 보기 위해 내륙 안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두 번을 기항하게 되는데 게이랑게르 피오르는 하절기( 6~8월 )에만 운항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 외에는 아마도 바다가 얼어 내륙까지는 들어가기가 힘든 모양입니다.
※ 피 오 르 ( Fjord )
수많은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U자 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된 길고 좁은 만을 의미한다.
노르웨이어로 fjord이며 한자로는 협만(峽灣)이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fjord를 피오르드라고 불렀는데
실제 발음이나 외래어 표기법상 피오르가 맞는 표현이다. 노르웨이어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노르웨이가
피오르 지형이 발달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노르웨이 서해안이 리아스( rias )식 해안과 같이 매우 복잡한데
형성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곳의 이름을 따 피오르 해안이라고 한다. 매우 거대하고 웅장한 절벽과 협곡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피오르 지형은 유수의 관광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오르는 빙하가 해안 지역에 만드는
지형이므로 북극과 남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데 노르웨이 이외에 피오르 지형이 발달한
나라는 남반구에서는 뉴질랜드와 칠레 남부, 북반구에서는 그린란드,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가 있다.
20세기 이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피오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한다.
- 나무 위키 발췌
식사를 하고 선실로 돌아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이상한 풍경이 보이더군요.
엉겁결에 이슬이 맺힌 창문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니 밤 12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백야가 있다는 사실이 몸에 배어 있지를 않았었는데 밤새 배가 가면서 밖의 풍경이
아주 선명하게 잘 보이는 게 너무나도 신기하더군요.
잠시 놀랐으니 그걸로 충분, 다시 잠이 듭니다 ㅎㅎㅎ
오전 9시 45분 배는 올레순에 도착합니다.
올레순은 제2의 베르겐 또는 리틀 베르겐이라고 불릴만큼 아름다운 항구입니다.
1904년 발생한 대화재로 도시 거의 전체가 타 버리고 그 이후 당시 유행하던 돌과 벽돌로 지은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로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꼭 들려 보고 싶은 도시였지만 배가 게이랑게르까지 가는 바람에 잠깐만 정박 한다는군요.
타고 내리는 승객과 화물을 처리하고 15분 만에 게이랑게르를 향해 출발합니다.
올레순에서 게이랑게르까지는 4시간 25분이 걸립니다.
사진에 관한 한 왕초보인 노병이 찍은 게이랑게르 가는 도중에 보이는 풍경들
사진도 잘 못 찍지만 갑판에 나가면 너무 추워 창문을 통해 찍으니 사진이 더욱 엉망입니다.
사진 안 배운 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런 멋진 풍경을 보면 기회 있을 때 배울걸 소리를 속으로 계속 되뇌곤 합니다.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의 너무나도 멋진 풍경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한두 시간 정도 지나니 눈이 면역이 됐는지 감흥의 정도가 서서히 줄어들더군요 ㅎㅎㅎ
그래도 뭐 하나 놓칠까 봐 우로 좌로 열심히 보며 셧터를 눌러 댑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니 얼른 식당으로 가서 한 접시 듬뿍 담아다가 부지런히 먹습니다.
차 한잔 마실 시간도 없이 다시 원위치 ㅎㅎㅎ
점점 내륙으로 들어 갈수록 좌우에 셀 수 없이 많은 폭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노르웨이는 6, 7, 8월을 제외하고는 눈이 내린다는데 그 눈들이 녹아내리는 물이 폭포를 만드나 봅니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에서 그간 노병이 평생 봤던 폭포의 수십, 수백 배를 본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에서 폭포라는 소리 들으려면 웬만해서는 안 되겠더군요.
게이랑게르를 거의 다 가서 폭포 두 개가 양 쪽으로 마주 보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 유명한 일곱 자매 폭포 ( Seven sisters waterfall)와 구혼자 폭포 ( Suitor waterfall )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술을 좋아하는 일곱 자매가 있었는데 그 자매들을 사모하던 어느 청년이 자매들에게
각각 차례로 청혼을 했다가 모두가 술에 취해있어 청혼을 거절당하자 이에 상심한 청년은 일곱 자매에게
바칠 술병 모양의 폭포가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일곱 자매는 구혼자 폭포 맞은편에 일곱 자매 폭포가 되어 애달퍼한다네요 ㅎㅎㅎ
우리 배는 아담하고 평화스러운 작은 마을 게이랑게르( Geiranger)에 도착합니다.
노르웨이 피오르 중에 가장 아름답고 볼 것이 많다는 게이랑게르 피오르는 이곳에서 헬레쉴트까지
길이 15 km, 넓이 1.5 km, 깊이 260m의 피오르로 구불구불 휘어지며 깊은 계곡을 따라 이어집니다.
피오르를 따라 높은 산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들이 장관을 이뤄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차량 편으로 게이랑게르에 오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게이방게르 피오르를 돌아보는 페리에 승선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크루즈를 타고 오가며 구경을 하기 때문에 사람과 짐만 내리고 20분 만에 다시 떠납니다.
게이랑게르를 오가며 산을 바라보면 아주 가끔씩 저런 곳에 저게 뭐지 할 작은 집들이 보입니다.
옛날에 세무 관리를 피해 높은 곳에 만든 농장이라는데 세무 관리가 나타나면 사다리를 치워 못 올라오게
해서 세금을 안 냈다는데 얼마나 세금 때문에 고생을 했으면 그랬을까 싶은 측은한 마음도 들더군요.
물론 지금은 그럴 염려가 없으니 이제는 거의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르웨이는 대체적으로 날씨가 그다지 좋은 곳은 못 됩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비가 내리기도 하고 흐린 경우도 많아 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동절기에는 오후 서너시가 되면 어두워지고 해가 늦게 뜨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가 날씨가 좋으면 동네에서도 거의 비키니 차림으로 다니는 여성들이 있더군요.
4 시간 여 항해를 한 우리 배는 오후 7시경 올레순에 다시 입항합니다.
저녁 식사는 뷔페식이 아니고 준비된 메뉴에서 골라 주문해 먹는 방식입니다.
스타터(starter), 메인(main course), 후식(dessert) 중에서 각 한 가지씩 세 가지를 고를 수 있습니다.
첫날 스타터 사진은 없는데 아마도 수프 종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메인 코스는 양고기 요리, 넙치 요리, 호박 요리 중에서 선택하면 되더군요.
스타터
단호박 요리
넙치(광어)요리
디저트
와인 한잔 곁들여 저녁을 맛있게 먹습니다.
다음 행선지인 Molde로 가는 도중 식당 밖으로 보이는 올레순 앞바다의 모습입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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