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탕(鰍湯)이라고 아시나요?
미꾸라지 탕을 가리키는 말인데 요즘은 보통 추어탕이라고 많이 부르지요.
예전에 서울 지방에서는 추어탕을 추탕이라고 불렀는데 추어탕은 영, 호남 지방에서
미꾸라지 탕을 부르던 말이고 고양 등 경기 일부 지방에서는 털레기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추탕과 추어탕은 재료로도 구분을 했다는데 추탕은 미꾸리를,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사용했습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서울식은 미꾸리를 통째로 넣어 끓였고 남도식은 갈아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외에도 다른 점들이 여러 가지 더 있었는데 요즘은 서울식도 육수를 제외하고는 남도식과
비슷해진 게 많은데 미꾸리가 거의 사라지고 개체가 훨씬 커서 통으로 요리하기가
어려운 미꾸라지들이 대부분이라 갈아서 달라는 손님들 요청이 많기 때문이죠.
8월 말 어느 적게 걷고 많이 먹는 날
이 날은 광화문 미국대사관 옆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돌아보고
서울시청 뒤편 중구 다동에 있는 서울식 추탕 명가 용금옥(溶金屋)을 들려 봅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여러 번 가 봤었는데 이 날은 '지역과 함께하는
석탄시대' 전시회도 있어 연탄을 쓰던 옛 생각을 하며 잘 봤습니다.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서울 추탕 전문점 용금옥(큰집)은 중구 다동 165-1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뒤편에 있는 남대문경찰서 태평로 지구대에서 조금 더 내려가 우측 길 중간입니다.
Since 1932 문을 연지 92년이 된 용금옥은 우리나라 노포 중에서도 상당히 역사가 깊은 집입니다.
1973년 남북조절위 3차 회의에 참석했던 북한의 박성철 부주석이 용금옥의 안부를 물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용금옥이 서울에 두 군데가 있는데 이곳 큰집이 본점이고 작은집은 통인동에 있는데 큰집은 아들, 며느리가
통인동 용금옥은 창업주의 막내며느리 한정자 씨가 운영하는 집이라고 합니다.
통인동 용금옥 포스팅 보기 : https://leehk.tistory.com/2924
용금옥은 2013년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고 각종 매스컴에도 자주 소개된 집입니다.
영업시간은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고 주말, 공휴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휴무일은 매월 둘째, 넷째, 다섯째 일요일입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추억의 색 바랜 사진들도 벽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용금옥에는 정치인, 문인, 화가, 연극인 등 거물급 인사들이 많이 드나들던 집이지요.
맛있는 녀석들에도 출연했었던 모양입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들이 먹고 맛없는 집들도 있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가게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입식 테이블 몇 개에 좌식 테이블이 7~8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오후 12시 50분쯤 도착했을 때 대부분 손님들이 식사 후 나가는 중이었고 그 후 손님들이 별로 없었는데
1시 조금 넘으니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삼삼오오 모이가 시작합니다.
아마도 사무실이 꽤 많은 동네라 직장인들 점심시간을 피해서들 오시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나이 들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네요 ㅎㅎㅎ
식사는 추탕 단일 품목이고 안줏거리가 몇 개 있습니다.
원산지도 비교적 좋은 편인데 특히 미꾸라지가 국내산이라 아주 마음에 듭니다.
요즘 미꾸라지는 중국산이 많이 들어오는데 특히 파우더로 들어 오는 것도 있다고 해서 조금 그렇거든요.
안주로 미꾸라지 튀김을 주문 하렸더니 일하시는 분이 모둠전을 강력 추천 하시는군요.
그래서 추탕에 모둠전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으로는 비교적 음식과 주류 가격이 착한 편입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밑반찬
추어탕인데 특이하게도 채 썬 대파가 나오는군요.
용금옥의 모둠전입니다.
얼마나 부드럽고 야들 야들하게 잘 부쳐 왔는지 너무 맛있더군요.
최근에 먹었던 전들 중에서 단연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국수와 밥도 나옵니다.
추어탕에 국수가 들어가는 것은 흔하지는 않습니다만 수도권에서는 많이 봅니다.
펄펄 끓는 용금옥의 추탕이 나왔습니다.
서울식 추탕이지만 남도식으로 갈아 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서울식 통추탕으로 주문했습니다.
용금옥의 서울식 추탕은 소의 내장과 양지머리로 육수를 내고 그 위에 대파, 양파, 실파, 유부, 두부,
버섯 등을 넣고 양념은 고춧가루, 생강, 마늘 등으로 하는데 우리가 아는 시래기나 우거지가 들어가는
추어탕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살짝 이게 뭐지 싶기도 합니다.
용금옥 추탕의 맛을 제대로 보려면 통미꾸라지를 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 먹고
추탕 국물에 국수나 밥을 말아 훌훌 퍼 먹는 게 최고지요.
기본 육수가 쇠고기라 그런가 국물이 부드럽고 고소하니 고진교 노병에게는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정통 서울식 추탕 전문점 중구 다동 용금옥
100년에 가까운 역사가 보증하듯 명불허전의 맛집입니다.
요즘은 서울에서도 오히려 생소해진 서울식 추탕인데 안 드셔 보셨으면 한번 드셔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개인마다 입 맛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새로운 추탕 맛이 대부분 마음에 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포인데도 상당히 친절함이 돋보이는 집이기도 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다 동 용 금 옥
서울시 중구 다동 165-1 ( 다동길 24-2 )
0 2 - 7 7 7 - 1 6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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